드라마 시청률 1등 부재! 국민 드라마가 없는 이유는?

어느 순간부터 텔레비전을 켜면 '압도적인' 시청률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드라마를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분명히 볼 만한 드라마는 넘쳐나는데, 예전처럼 '이 드라마 안 보면 대화가 안 돼!' 할 정도의 화제작은 드물어진 것이 현실이죠.

과연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오늘은 드라마 시청률 1등 부재 현상과 함께, 한때 온 국민을 울고 웃게 했던 '국민 드라마'가 왜 자취를 감추게 되었는지 알아보려 합니다.



과거 '국민 드라마'의 눈부신 영광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시청률 30%, 40%를 넘나드는 드라마는 심심치 않게 등장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점심시간 식당에서, 퇴근 후 가족들과의 대화에서 어젯밤 드라마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였죠.

드라마가 종영하면 그 여운이 한동안 사회 전반에 걸쳐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웃어라 동해야'처럼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국민 드라마'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국민 드라마'는 단순히 높은 시청률을 넘어, 전 국민이 공감하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적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드라마 속 유행어는 일상 대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등장인물의 패션이나 소품은 유행을 선도하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재미있는 드라마가 나와도 예전처럼 모든 사람이 한목소리로 열광하는 현상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볼 건 많은데' 시청률 1위가 없는 이유

그렇다면 왜 이렇게 드라마 시청률 1등 부재 현상이 심화된 걸까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볼 것'이 너무나도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1. 플랫폼의 다변화와 '코드 커팅' 현상

과거에는 드라마를 보려면 정해진 시간에 텔레비전 앞에 앉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수많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시청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TV 자체를 없애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만 영상을 시청하는 '코드 커팅'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죠.
방송사 입장에서는 시청률을 집계하기 어려운 다양한 경로로 콘텐츠가 소비되면서, 전통적인 시청률만으로는 드라마의 인기를 온전히 가늠하기 어려워졌습니다.

2. 콘텐츠의 무한 확장

드라마뿐만 아니라 웹툰 원작의 웹드라마, 웹 예능,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 숏폼 영상 등 즐길 거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시청자들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선택지는 너무 많아진 것이죠.
특정 드라마에 '몰빵'하기보다는, 각자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를 분산해서 소비하는 경향이 짙어졌습니다.

3. 시청 방식의 변화

정해진 시간에 본방송을 시청하는 대신, 다시 보기나 몰아보기(정주행)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졌습니다.
드라마가 종영한 후에야 입소문을 듣고 뒤늦게 시청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는 실시간 시청률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실제 드라마의 인기나 파급력에는 큰 영향을 미칩니다.



'국민 드라마' 실종, 그 이면의 원인들

단순히 시청률 1위가 없어진 것을 넘어, 온 국민을 사로잡았던 '국민 드라마'가 사라진 데에는 몇 가지 더 깊은 원인이 있습니다.

1. 주 시청층의 변화와 공감대 형성의 어려움

과거 '국민 드라마'는 주로 중장년층을 포함한 폭넓은 시청층의 공감대를 얻으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TV 시청 시간이 현저히 줄었고, 각자의 취향에 맞는 장르를 찾아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만한 보편적인 스토리보다는, 특정 마니아층을 겨냥한 작품들이 늘어나면서 '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2. 해외 시장 의존도 증가와 제작 환경의 변화

최근 한국 드라마는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특히 아시아권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투자를 받아 제작되는 드라마가 늘어나면서, 제작 단계부터 해외 시청자들의 취향과 검열 기준까지 고려하게 됩니다.
이는 작품의 다양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때로는 국내 시청자들의 정서와는 다소 동떨어진 내용이 담기거나, 특정 국가의 입김에 의해 내용이 수정되는 등 논란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들이 국내 시청자들의 '국민 드라마'로서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3. 과도한 간접광고(PPL)와 몰입도 저해

상업적인 이유로 드라마 속에 과도한 간접광고(PPL)가 등장하는 것도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극의 흐름과 상관없이 특정 제품이 노골적으로 노출되거나, 갑자기 광고성 대사가 튀어나오면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내용보다는 광고에 집중하게 되어 흥미가 반감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국민 드라마'의 탄생을 기대하며

드라마 시청률 1등 부재 현상과 '국민 드라마'의 실종은 단순히 TV 시청률 하락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미디어 소비 환경의 급격한 변화, 그리고 콘텐츠 제작 방식과 시청자들의 취향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는 비단 부정적인 현상만은 아닙니다.
시청자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다양한 장르와 주제의 드라마를 접할 수 있게 되었고, 제작자들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를 무대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전통적인 시청률은 낮아졌을지언정, 한국 드라마 콘텐츠의 전반적인 파급력은 오히려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국민 드라마'는 과거처럼 하나의 작품이 모든 시청층을 아우르기보다는, 각자의 플랫폼과 취향 속에서 '나만의 국민 드라마'를 찾아 즐기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다시 한번 전 국민이 함께 울고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국민 드라마'가 탄생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국민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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